벨러비스컬리지 GCSE과정 후기
나는 영국유학을 급하게 결정하여 3-4개월 동안 아이엘츠와 비자를 준비하고, 작년 9월에 영국으로 벨러비스 컬리지 옥스퍼드로 1년간의 집중 GCSE 과정 유학을 위해 영국행 비행기를 탔다.
10시간 정도의 긴 비행을 마치고 히스로 공항에 도착하게 되면 보게 되는 것은 긴 외국인 전용 입국 심사대 행렬이다. 영국은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입국자들을 체크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장기체류 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떤 학교에 다니게 되는지, 그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에 거주하게 되는지 등등을 묻는다. 운이 좋으면 안 묻는 입국심사관을 만날 수도 있지만, 나는 신참분이 맡으셨기에 (심지어 숙련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뒤에서 째려보고 있었다) 한 5분 정도 걸려서 입국심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히스로 공항에 도착해서 먼저 찾아야 할 사람은 한인교민 택시기사이다. 나는 옥스퍼드를 기차를 제외하고 가는 방법을 전혀 몰랐고 짐도 많아 택시 기사를 한국에서 예약했다.
도착해서 먼저 기숙사에 짐을 풀어야 한다. 다른 학교는 모르겠지만 벨러비스 컬리지의 경우에는 1인 1실이 기본이었기 때문에 나름 기대를 하고 기숙사를 찾았다.
들어오자마자 처음에 든 생각은 ‘방이 정말 작다’였다. 솔직히 정말 작았다. 방바닥에 드러눕기도 힘들 정도로 좁았다. 하지만 이 방에서 딱 한 달 만 생활하니 더는 이 방이 작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기숙사는 아늑하고 따뜻한 새로운 내 집이 되었고, 크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침대에서 가끔 굴러 넘어 떨어지는 것만 빼면.
이 건물의 3층은 여자 층과 더불어서 Common room과 기숙사에 상주하는 사감이 있는 방이 있다.
Common room은 공부도 하고 같이 모여서 쉬기도 하는 거실 같은 곳이다. 소파, 의자, 탁자, 그리고 내 마음에 쏙 들었던 Xbox와 닌텐도 Wii는 별 할 일이 없는 학생들,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 친구를 만나러 온 학생들 등등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모여들게 한다. 보통 학교가 끝나고 1시간 뒤쯤이면 많이 시끌벅적하다.
물론 시험 기간에는 이곳도 아주 조용해진다. 대부분의 학생은 자기 방에 틀어박혀 공부하거나, 뭔가를 물어보러 오는 학생 정도가 오기 때문에 여기서 놀기는 힘들다.
이런 시험 기간 학생들은 보통 Foundation 학생들인데, 학기 중 4번의 시험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GCSE 학생인 나는 마지막 학기의 마지막 한달에 몰아서 시험을 보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알아서 조용하게 보내야 했다.
GCSE의 경우 학교생활은 의외로 빡빡하다. 오전 9시에 시작해서 10시 50분까지 한 과목을 듣고 (2과목 나눠서 하는 경우도 있음), 20분 휴식 후 11시 1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수업, 1시간 또는 2시간 휴식 후 1시 55분부터 4시 50분까지 수업하고 마친다.
파운데이션 과정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데, 파운데이션 과목에 따라 시간표는 천차만별이다. 아트 파운데이션의 경우에는 수업 외에도 작업실에 학생들이 항시 상주하며 작업하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법학 파운데이션의 경우에는 수업 시간은 적지만 재빠르게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가 하루 내내 공부했고, 미디어 파운데이션의 경우는 반반이라고 보면 되겠다. 전체적으로 GCSE 수업의 반 수준의 수업이지만, 할 일은 더 많다고 봐야 한다고 한다.
선생님 또한 천차만별이다. 학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최악의 평가를 받는 선생님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Bellerbys College 선생님들 모두 항상 학생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하며, 친절하다. 진로에 관해 따로 상담해주는 선생님도 1층에 상주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음식 이야기를 해야겠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점심시간 빼고는 완벽하다. 학교에서 나오는 점심의 경우 따로 사야 하는데, 3.5파운드 정도의 가격에 정말 맛없는 음식이 나온다. 만약 벨러비스 컬리지 옥스포드를 다니려는 학생이 있다면 거기서 점심을 먹지 말고 멀지 않은 삼거리에 The One이라는 중화요리를 파는 곳이 있으니 거기서 밥을 사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4~5파운드로 학교 식당보다 1~2파운드 더 비싸지만, 해물과 채소가 더 풍부하게 많이 들어가 있고 맛있다. 무엇보다 날리는 쌀이 아니라서 한국인 입맛에도 맞다. 어딜 가든 나가서 사 먹는 것이 학교 식당보다는 낫다.
전체적으로 영국으로의 유학은 절대 지루하지 않다. 신사의 나라라고 굉장히 지루하고 따분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환경은 나를 절대 지루하기 놔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