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팅엄트렌트대학교 교육학 석사 후기
작년에 노팅엄트렌트대학교로 교육학 석사과정을 가신 선생님께 안부 이메일을 드렸다가 아주 자세한 답장을 받았습니다. 학업과 생활 모두 만족하고 잘 지내시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학생분의 동의를 받아서 올립니다.
존경하는 원장님
안녕하세요? 우선 너무 죄송합니다. 그만 영국 생활에 푹 빠져 한국은 잠시 잊고 지냈네요. 미리 연락도 못드리고 면목이 없습니다.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요.
저는 너무 자알~~ 지내고 있습니다. 시간이 너무 빠르네요. 벌써 돌아가야 하다니.... 이젠 익숙해져서 심리적으로 이 곳이 제 집같고 그런데 낯선 한국에서 어떻게 살죠? 갑자기 돌아가서 한국에서 다시 직장생활 할 생각을 하니 좀 걱정이 되네요. 솔직히....
이제서야 말씀 드리는데, 저는 사실은 공부나 학위 취득만을 목적으로 영국에 온 건 아니고 그동안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견문도 넓히고 그간 살아온 50년 인생도 좀 되돌아 보고 좀 휴식차 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와서 공부도 굉장히 많이 했고(한국에서보다 더 많이 책을 보고 공부함, 공부도 재미있었음), 현재 디플로마까지 완료했고 석사 논문도 다 썼는데 아직 제출은 안하고 있습니다. 좀 더 수정한 후 천천히 제출할려구요.
여긴 영국 대학원은 사실 입학보다 졸업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같은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 중 현지 영어도 완벽한 원어민인 영국 2학생은 이미 탈락했고, 대만 학생은 리처치 과정에서 2번 Fail 해서 석사 논문 과정이 불확실 상태 입니다. 중국에서 온 여학생은 영어도 잘 안되고 수업을 이해 못해 답답한 눈물 흘리며 어려움 겪다 현재는 잘 마무리 하고 있답니다. 저는요 그냥 다 무사히 통과하고 심지어 몇 모듈은 좋은 성적까지 받았답니다. 공부에 전념할 생각으로 온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다 보니 수업 시간에 저 혼자 떠들고 있고 뭐 그런 상황이 자주 연출되다 보니....(이건 절대 자랑이 아니고 현지 상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겁니다. ㅎㅎ)
무엇보다 저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여긴 영국에서 특별한 다이어트 한 것 없이 몸무게 아주 쏙 빠졌답니다. 그리고 한국에선 내과, 이비인후과, 안과를 제 집 드나들 듯 다녔는데 여기선 병원에 한 번도 안가고 항생제도 단 한번도 안쓰고 아마도 면역력이 엄청 높아졌을 겁니다. 이건 제가 기대한 것도 아닌데 제일 큰 수확입니다. 차가 없으니 걸어다니고 좋은 공기 마시고 스트레스는 별로 없고 누가 뭐라는 사람도 없고 하고 하면서 사니까 그렇게 저절로 된 것 같습니다.
뭐 돈도 별로 쓰는 것도 없고 결국 유학도 굉장히 저렴하게 하면서 이런 웰빙 생활을 누리다니.....이건 횡재입니다.
하여튼 여기 영국으로 보내주신 원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한국 가면 은혜 잊지 않고 보답하겠습니다.
현재 영국에선 유학생도 감소한다고 걱정하고 있고 대학교 과정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여 더 많은 외국 학생 유치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브렉시트 후 현지 경기 부양을 위해 더 많은 유학생을 유치하자는 등 말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중국 학생들이 바글바글...거의 10만명이 영국에 압도적으로 많아 중국 학생들은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심지어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영국 현지 생활을 기록삼아서 블로그를 만들었는데 아래에 링크 붙입니다. 제가 정말 자알~ 살고 있다는 증거랍니다.
http://blog.daum.net/dumatod/?t__nil_login=myblog
저 개인적으로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유학보다 영국 유학이 비용면에서나 시간 투자면에서나 휠씬 탁월한 선택 같습니다. 유학이 단지 학업 성취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의 한 부분에 소중한 추억과 의미를 만들어가는과정에서도요.
더 많은 한국 학생들이 세계를 무대 삼아 진출하여 꿈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영국 노팅엄에서 정*기 올림